'年 8%수익률' 카카오페이로 투자하는 2030

입력 2019-12-15 17:17
수정 2019-12-16 09:11

카카오페이가 개인 간(P2P) 대출 상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러 회사 투자상품을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전자화폐 카카오페이머니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를 넘어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출채권 팔아 인기몰이

15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년여간 ‘카카오페이투자 서비스’를 통해 총 1197건의 대출채권 상품에 1843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상환이 완료된 채권은 평균 연 8%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한 건의 손실도 없이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간편결제·송금을 넘어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의도였다.

중위험·중수익을 내세운 대출채권을 팔아 인기몰이를 했다. 인천항만공사의 태양광 투자상품인 ‘국민 햇빛펀드’(투자금 10억원)와 공연 기획사인 클립서비스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티켓 매출채권(30억원) 등 이색 투자상품을 팔았다. 최근에는 피플펀드, 투게더펀딩 등 P2P 금융회사의 아파트 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머니로 1분 만에 투자

간편한 투자 방식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송금과 결제할 때 쓰이는 카카오페이머니를 활용할 수 있다. 어디 투자할지 미리 정해두면 몇 번의 터치로 1분이면 완료할 수 있다.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이다. 2030세대로부터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자체 플랫폼을 홍보하기 쉽지 않은 P2P 업체들이 쉽게 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 통로로 자리잡았다. P2P 금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자·배당 소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일반인은 P2P 금융 플랫폼별로 부동산 대출은 1000만원씩, 개인 신용대출채권에는 2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투자 현황’ 기능을 활용하면 업체별로 얼마를 넣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내년 8월 P2P 금융업을 규정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공포되면 투자 한도도 늘어나고 이자소득세도 27.5%에서 14.0%로 낮아진다”며 “카카오페이를 통한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업 진출로 ‘투자상품 다각화’

카카오페이는 투자상품군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진행 중인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카카오페이에서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주가 연계 금융상품 혹은 펀드 등도 살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부동산, 주식·채권형 펀드를 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머니의 생태계 확장을 꾀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투자할 때만 카카오페이머니 활용이 가능했다. 원금과 이자는 미리 연결된 은행 계좌로만 받을 수 있었다. 핀테크(금융기술)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상환까지 카카오페이머니로 가능해지면 송금, 쇼핑(결제) 말고 전자화폐(카카오페이머니)를 활용한 투자 기능도 완벽해지는 것”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페이머니의 투자 연계 서비스를 준비 중이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