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보다 낮은 강남 빌딩 가격…더 오를 여지 있다"

입력 2019-12-15 17:03
수정 2019-12-16 02:24
“서울 강남 아파트가 3.3㎡당 1억원을 돌파했는데 강남역 대로변 빌딩은 연면적 3.3㎡당 4500만원에 불과합니다. 빌딩 가격도 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오동협 원빌딩 대표(사진)는 “올 들어 강남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30억원대로 올라서자 아파트 대신 꼬마빌딩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30~40대가 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가 심한 아파트보다 빌딩 투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30억원으로 강남 아파트를 사서 실거주할 경우엔 대출 규제 탓에 최소 15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같은 금액의 꼬마빌딩은 20억원가량의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빌딩의 대출이자는 건물 월세로 충당할 수 있다”며 “빌딩주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높은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최근 《어쩌다 건물주란 없다》란 저서를 냈다. 달라진 빌딩 시장 트렌드, 저금리 시대 꼬마빌딩 투자 전략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가장 큰 트렌드 변화는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빌딩에 대한 투자정보를 얻기 쉬워지면서 30~40대 매수층이 늘어났다는 점을 들었다. 또 과거 빌딩 매수자와 매도자가 각각 100명이라면 현재는 매도자 70명, 매수자 300명 정도로 매수층이 두터워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꼬마빌딩 매수층이 늘어나면서 중소형 빌딩 매매를 중개하는 원빌딩의 빌딩 중개 거래량과 매출(10월 말 기준)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 대표는 “다주택자 중 아파트를 일부 정리한 투자자들이 꼬마빌딩으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보다 거래가 더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30~40대가 꼬마빌딩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빌딩 투자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고 오 대표는 덧붙였다. 그는 “기존 강남 부자들은 잘 알고 안정적인 강남 투자만을 고집했지만, 새로 진입한 매수층인 30~40대는 홍대, 용산, 마포, 성동구 등에도 두루 관심이 있다”며 “가격 대비 수익률이 높은 이른바 가성비 있는 지역의 빌딩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0년만 해도 홍대 주변에서 20억원으로 5층짜리 건물을 살 수 있었는데 2015년엔 40억~50억원대로 훌쩍 뛰었다”며 “20억원대 가성비 좋은 빌딩을 찾는 투자자들이 한남동, 성수동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망리단길, 샤로수길 등 트렌드 상권을 쫓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오 대표는 “트렌드 상권은 주식으로 치면 코스닥시장”이라며 “다른 상권에 비해 투자금액은 낮지만 자칫 투자 후 회수가 안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뜨는 상권이라도 ‘뉴트로’ 등 스토리가 있는 상권, 외국인 관광객 등이 꾸준히 찾는 상권 등은 투자하기 좋은 지역이라고 조언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