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팔리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M&A) 역사를 다시 썼다.
지금껏 국내 인터넷 기업 M&A 가운데 가장 큰 거래는 2014년 5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었다. 상장사인 다음이 새로 발행한 주식을 카카오의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카카오를 흡수합병한 이 거래의 전체 규모는 3조1000억원이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가치는 4조7500억원(약 40억달러)이다. 거래방식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거래 규모 면에서 우아한형제들 매각이 카카오 합병 거래를 압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즈니스 인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트인 인수가 사상 최대 인터넷 기업 M&A로 기록돼 있다. MS는 링크트인을 사들이는 데 269억달러(약 30조원)를 썼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 매각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M&A에 비해선 규모가 작지만 국내 인터넷 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시장 가격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국내 인터넷 기업 간 M&A에 기준가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는 올해 국내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M&A이기도 하다. HDC그룹-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쳤다. 아직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되지 않아 정확한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은 2조원을 넘는다.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 거래는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9조272억원)다.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2000억원) 거래가 뒤를 잇고 있다. 올해 초 국내 1위 게임회사 넥슨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후보들이 10조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제시했지만 대주주인 김정주 넥슨 대표가 막판 매각 계획을 철회하면서 기록 경신이 무산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