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이달 들어 10% 넘게 올랐다. 코스피200 구성종목 가운데 상승률 3위다. 반도체 등 전자제품 수출이 살아나면서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화물 운송 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450원(1.67%) 오른 2만735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월 이후 최고가다.
이달 상승률은 10.51%로 시가총액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 내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이런 흐름은 정보기술(IT) 업황이 살아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이달 상승률 상위는 대부분 IT주가 차지했다.
DB하이텍(17.37%), 삼성전기(10.36%), LG이노텍(9.02%), 삼성전자(8.75%), SK하이닉스(8.65%), LG디스플레이(8.50%) 등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뿐 아니라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도 내년 업황 반등이 예상되면서 IT주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IT 업황 회복에 따른 항공 화물 운송 회복에 주목하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둔화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 화물이 서서히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양호한 여객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화물 운송 점유율이 높은 대한항공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11월 화물 운송 실적은 11만7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여전히 감소세에 있지만 지난 9월(-10.8%)과 10월(-9.8%) 등에 비하면 상황이 개선됐다.
금액으로 따진 D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0%대 감소가 이어졌다. 하지만 수출 중량은 최근 전년 대비 20%대 증가세로 돌아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의약품, 신선화물, 의류 등 항공 화물과 관련된 품목의 수출도 반등하면서 내년 항공 화물 업황이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른 항공사 주가도 반등하고 있지만 대한항공만큼 가파르진 않다. 여객부문 부진 때문이다.
일본과의 갈등 등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여객 수송 실적은 성수기인 지난 9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10월과 11월에는 각각 -9.5%와 -11.1%로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