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500 간다…반도체·조선株 유망"

입력 2019-12-13 16:16
수정 2019-12-14 00:52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고 있다. 2년 가까이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연말 상승 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추가 협상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 회복세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고가

13일 코스피지수는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로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5149억원, 4788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해 2150선을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2.55%)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미·중 무역갈등 해소는 세계 금융투자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기저효과와 분쟁 완화 등으로 내년도 경제지표와 투자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가 나란히 1년 신고가를 경신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2.63%, 5.40% 오른 5만4700원, 8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출 등 국내 주요 경제지표를 끌어내린 반도체 업황 부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전방산업 수요 변화와 메모리반도체 가격 추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를 고려할 때 메모리반도체 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다수 전문가도 증시 반등에 따른 투자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기에 독과점적인 지위를 가진 기업의 이익 개선폭이 클 수밖에 없다”며 “정보기술(IT) 수요 확대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신중한 접근 필요”

이번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과 관련해 환호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재선 등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온전한 합의를 이끌어낸 게 아니라 갈등을 임시로 봉합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교역 규모의 회복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교역에 악재로 작용하던 문제가 해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 부진 탈출 등 경제활동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추가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거나 미국이 유럽, 일본 등 다른 교역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무역갈등 완화에 따른 수혜도 경기민감주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글로벌 교역량 회복 등으로 경기민감주가 좋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과잉 공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석유화학, 철강 등은 잠깐 반등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만/전범진/한경제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