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 외로우니 너희랑 같이 살고 싶어."
한창 신혼을 즐기고 있는 A씨는 최근 시누이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제안을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혼 전부터 유독 남편에게 의지를 해오던 시누이였지만 동거를 하자는 이야기까지 꺼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시누이의 남동생 집착은 연애 시절부터 조짐을 보였다. 과거 결혼을 앞두고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 이것 저것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시누이는 돌연 '흡연 여부'를 물었고, A씨는 담배를 피운다고 답했다. 무언가 찜찜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궁금할 수도 있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A씨. 그러나 돌아온 말은 "난 담배 피우는 여자가 너무 싫더라. 내 동생이 그런 여자 안 만났으면 좋겠어"였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안면을 튼 이후로 시누이는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할 때면 수십 번도 넘게 전화를 걸었고, 사사건건 간섭을 하려 했다. 결국 참다 못한 A씨는 지금의 남편에게 "나랑 결혼하려면 누나의 행동을 받아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행히 남편은 A씨의 기분을 잘 이해했고, 더 이상 누나의 사소한 참견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이들은 큰 탈 없이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누이로부터 걸려 온 전화 한 통이 두 사람을 파탄에 이르게 만들었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었던 시누이가 남편에게 "외롭다"는 이유로 같이 살자고 제안한 것이다. A씨는 "시부모님은 모셔도 시누이는 못 모시고 산다"며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남편은 "애도 없으니 같이 사는 게 재미있을 것 같지 않냐"고 반박했다.
결국 이들의 대화는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남편은 집을 박차고 나갔다. A씨는 이 시누이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이혼만이 답 아니겠느냐며 괴로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완전 가정 파탄낸 거 아니냐", "이미 결혼 전에 계획된 일이었을지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나네", "이 상태에서 아이까지 가지면 답도 없다", "이건 시누이가 아니라 남편 문제 아니야?", "남편이 너무 이기적인 듯", "상대방 입장을 전혀 고려할 줄 모르는 남매네", "조짐 보였을 때 결혼을 결심하지 말았어야 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시댁 식구들은 어떤 존재로 다가오고 있을까. 한 결혼정보업체가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시댁 방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8.1%)이 '시댁 방문은 어렵고 불편하다'고 답했다. 직장여성 5명 중 2명은 '일을 핑계 삼아 시댁행사에 불참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시댁 방문을 불편하게 하는 식구'로는 '시어머니'가 41.8%, 시누이가 21.2%로 단연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시동생의 처' 14.6%, '시아주버니의 처' 8.0%, '시아버지' 6.2%, '시아주버니' 4.1%, '시누이의 부' 2.3%로 나타났다.
'시댁 방문 시, 듣기 싫은 말'로는 '시댁 용돈 및 지출 언급'이 33.3%로 가장 높게 나왔고, 이어 '살림 및 내조 언급'이 25.3%, '친정 언급'이 16.3%, '자녀 교육 및 양육 언급'이 16.0%, '본인 직장생활 언급' 5.3% 순이었다.
시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결혼정보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가능한 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해 고민과 부담을 함께 나누고 시댁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나감으로써 상대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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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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