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버려지는 감자 30톤을 흔쾌히 구매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12일 방송된 SBS ‘맛남의 광장’에서 백종원은 강원도 감자 농가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 판매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백종원은 한 농가에서 나온 폐품 감자가 30톤이나 되는 것에 안타까워하다 “마트에서 사면 되겠다”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종원은 의문의 남성에게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한 뒤 “강원도 감자 농가가 있는데 못난이 감자라고 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있다. 휴게소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30톤 정도인데 억지 부탁이긴 하지만 좀 사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남성은 "그러면 힘을 써보겠다, 어떻게 고객들한테 잘 알려서 제 값 받고 팔 수 있게끔 해보겠다"라며 "안 팔리면 제가 다 먹죠"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함께 출연한 양세형이 백종원의 휴대전화에서 남성의 정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통화한 사람이 다름 아닌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이었던 것이다.
이후 방송에서는 이마트 배송차량이 못난이 감자를 운반하고 마트에서 강원도 특산품인 양미리와 감자를 판매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13일 오전 한 때 신세계 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에서 '못난이 감자'가 실시간 급상승 트렌드 1위에 올랐다. 또한 이마트몰 앱 메인 페이지에도 못난이 감자 소개가 등장했다.
또한 '맛남의 광장'에서 선보여진 감자치즈볼 레시피도 선보이며 프로그램과 제작지원 기업의 선순환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게 바로 상생이다. 훈훈한 내용이었다", "모델광고 효과보다 이것이 진정한 광고다", "역시 사업가 기질이 탁월하다", "백종원도 정용진도 서로 이득을 봤다. 정용진 입장에서는 이마트 신세계 이미지 광고 저렴하게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정 부회장은 강희석 베인앤컴퍼니 유통 부문 파트너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등 변화를 모색 중이다.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는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파격인사는 정 부회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017년 5849억원에 달하던 이마트 영업이익은 지난해 4628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2000억원대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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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