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얇은 0.1mm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만드는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극소형 제품의 불량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기는 지난 11일 수원사업장에서 '제1회 인공지능의 날(AI-Day)'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각 사업부에서 엔지니어 33명을 선발, AI 개발자를 초빙해 9개월간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회사 내 글로벌기술센터에서 구축한 AI 통합플랫폼을 통해 과제를 수행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삼성전기 AI전문가들은 검사 품질 설비 설계 물류 등 AI 5대 분야 20개 과제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제품 양산 수율을 높이고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기술을 적용하면 4년간 약 1041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과제는 이미 삼성전기 국내외 현장에 도입됐다. 삼성전기는 MLCC 품질 검사에 AI를 반영했다. 기존 MLCC 외관 선별기는 전통적 영상처리 기법으로 불량품을 선별하는데, 미세하게 스크래치가 발생한 일부 제품은 판단이 모호해 선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AI 기반 MLCC 외관선별기'에서는 과거 선별했던 데이터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검사를 실시해 불량품 검출 정확도를 끌어올려 수율을 높였고, 재검사율도 크게 개선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 관한 프로세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생산관리시스템(MES) 3.0을 구축하고 개발·제조·물류 등 고객에게 제품이 납품되는 전 과정에 AI를 적용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회사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