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포스코플랜텍 우선협상대상자에 유암코

입력 2019-12-12 17:55
수정 2019-12-12 17:56
≪이 기사는 12월12일(17: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포스코의 플랜트 엔지니어링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포스코플랜텍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4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날 유암코를 포스코플랜텍 인수 우협에 선정했다. 앞서 진행한 본입찰엔 유암코와 사모펀드(PEF)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가 참여했다. 유암코는 포스코플랜텍 인수에 약 700억~8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은 신규 유상증자나 회사채 매입을 통해 자본을 수혈하고, 포스코(60.84%)와 포스코건설(13.1%)이 갖고 있는 구주는 일정 부분 감자해 인수자가 최대 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우협에 선정된 유암코는 포스코플랜텍 채권단과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매출액 2939억원,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부채가 4859억원으로 상당한 수준이고 자본잠식 규모도 여전히 13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플랜텍은 1982년 포스코가 자회사로 설립한 제철소 정비 전문업체 제철정비(주)가 전신이다. 2010년 포스코가 제철소 정비를 외주화하기 전까지 포스코의 정비사업을 독점적으로 맡아왔다. 포스코 설비의 독점 정비권이 사라지면서 회사는 당시 한창 호황기를 구가하던 플랜트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 사업에 진출했다. 2010년 1월 포스코플랜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부실은 안정적인 정비 사업에서 벗어나 변동성이 큰 플랜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비롯됐다. 2010년 3월 포스코는 해외 플랜트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주력으로 하는 중견기업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인수하며 그룹 내 EPC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경기 침체로 철강·플랜트 산업의 부진이 거듭되며 2013년 포스코는 대대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포스코플랜텍과 성진지오텍 역시 이 때 합병이 이뤄졌다.

그러나 합병 후 두 회사의 경영은 더욱 악화됐다. 합병 전인 2012년 두 회사를 합쳐 1조 200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합병 후 6000억원대로 반토막 났다. 이후 우후죽순 해외 플랜트 사업장 부실이 터져 나오며 포스코플랜텍은 매년 천억원을 넘나드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거쳐 총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부실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2015년 35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포스코플랜텍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그해 9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포스코플랜텍은 울산과 포항 광양에 있는 총 5곳의 공장 중 두 곳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 부실의 단초가 된 조선·해양, 석유화학, 발전 플랜트 건설 등 적자 사업은 정리하고 철강 플랜트 분야로 사업 역량을 집중시켰다. 구조조정의 결과 2016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포스코플랜텍은 2017년 이후 매년 2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결손금을 일부 줄여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