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파이프라인 임상서 잇단 고배…'주가 부진' 한미약품, 내년 회복할까

입력 2019-12-12 18:16
수정 2019-12-13 00:52
한미약품이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수출을 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임상시험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연구개발(R&D) 성과에 대한 투자자의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29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초 31만9500원에서 2만5000원(7.82%) 하락했다. 지난 10일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는 한미약품에서 기술이전받은 당뇨병 파이프라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판권을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세부 계약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DB금융투자(4만원→3만3000원), 한화투자증권(5만7000원→4만8000원), NH투자증권(4만7000원→3만7000원) 등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올 들어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 임상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지난 6월에는 얀센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의 권리가 반환됐다. 이 발표가 있던 날 한미약품은 27.26% 하락했다.

지난 1월에는 릴리에 기술수출한 류머티즘관절염 파이프라인의 권리가 반환되면서 발표 당일 주가가 2.90%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계속된 권리 반환으로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R&D 능력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며 “신뢰 회복이 선행되지 않으면 예전 수준으로 주가가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피의 이번 발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뇨 분야 마케팅 파워가 줄어드는 업체보다 판매 의지가 강하고 제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가 판권을 사간다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5개 임상 세부 단계(코호트) 가운데 2개의 환자 모집이 완료된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사노피가 권리를 아예 반환하지 않고 3상에 지속 투자하겠다는 건 마케팅 파트너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