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병에 스토리 담아 술술…프리미엄 막걸리 잘나간다

입력 2019-12-26 18:16
수정 2019-12-27 01:13
‘예쁜 디자인 라벨, 지역색을 잘 살린 술….’


올해 막걸리 시장의 과제는 ‘2030과 친해지기’였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장수·서울막걸리 일색이던 시장에 지역 특색 및 건강과 감각적 디자인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이마트 전국 141개 점포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팔린 막걸리 매출 순위를 살펴봤다. 막걸리 전체를 놓고 보면 ‘생 장수막걸리’는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750mL~1L 용량 한 병 가격이 2500원을 넘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분류하면 순위가 달라진다. 이 시장 1등은 국순당의 ‘생 유산균 막걸리’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제품은 발효 공법을 활용해 건강에 좋은 유산균을 1000억 마리 이상 넣었다.

지평막걸리는 경영주가 4대를 이어 양조장을 경영하는 경기 양평의 대표 브랜드다. 지평은 올 6월 이마트와 단독 브랜드 ‘지평192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5개월 실적만으로도 올해 이마트 프리미엄 막걸리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우도땅콩전통주가 차지했다. 제주 우도의 특산품 ‘땅콩’을 원료로 만든 막걸리다. 우도산 땅콩을 들여와 충북 청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제주 여행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전남 해남의 해창막걸리는 1만4800원인 초고가(?)에도 판매 4위에 올랐다.

이마트는 지역에서 발굴한 개성 있는 막걸리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막걸리를 구매한 소비자 중 20~30대 비율은 2017년 25%, 2018년 28%를 차지했다. 올해는 4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찬우 전통주 바이어는 “프리미엄 제품은 1200~1500원대인 일반 막걸리보다 1000원 이상 비싸지만 나를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업체들이 라벨 디자인까지 공을 들이면서 여성 소비자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