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6일(03: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자산개발이 신규 사업 확대로 쌓여가는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캐시카우(주요 현금 창출원)였던 계열 매출 비중이 줄고 있는 데다 기업형 임대 주택 사업 등으로 자금 소요는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기존 부동산 개발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신(新)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당분간 재무상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의 총차입금은 올 9월 말 기준 1500억원을 나타냈다. 2016년 말만해도 700억원에 그쳤던 총차입금은 2017년 말 899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말에는 134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들어서도 총차입금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때 100%를 밑돌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33%를 기록한 뒤 빠르게 치솟고 있다. 여기에 배당수익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던 세전이익 역시 리스 관련 회계기준 변경으로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롯데자산개발의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2017년엔 -12억원을 나타냈는데, 지난해에는 -113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확대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01년 건축자재 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2007년 롯데그룹에 편집되면서 자산운용과 관리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롯데지주 등 계열사가 롯데자산개발의 지분 전부를 갖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그간 복합유통시설과 리조트 등 롯데그룹 차원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의 자산관리 업무를 맡아 쏠쏠한 수익을 냈다. 2017년 이전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10%를 웃돌았다.
롯데자산개발이 은평과 수지 등에 신규 점포를 열고 도심형 주거임대사업 어바니엘 등 신규 사업을 시작해 인건비와 광고비 등으로 부대비용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좋은 개발사업 관련 자산관리 용역 수입은 줄면서 2017년 이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몰 김포공함점을 시작으로 임대와 관리 사업장이 증가해 올 10월 누적 기준으로 임대 및 관리 매출 비중이 83.1%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수원, 은평, 수지 등 그룹 차원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사업이 완료되면서 2015년 45%에 이르던 계열 매출 비중이 올 10월 말 누적 기준으로 29.9%까지 떨어졌다.
그룹 외 오피스 빌딩 운영과 관리,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계열 매출 비중을 기록하기는 어려워진 실정이다.
여기에 소비 패턴 변화로 백화점과 할인점의 집객 능력이 떨어지고 있어 롯데자산개발의 임대 사업 부문의 실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사업 관련 사업장 임대와 리모델링 관련해 투자 부담이 늘고 있다”며 “분양 사업 관련해서도 토지매입 등 선투자가 필요해 외부 차입조달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적자가 누적된 데다 실적 개선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롯데자산개발의 신용등급은 추락 위기에 놓였다. 국내 신용평가회사는 롯데자산개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채비를 하고 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출점 점포의 사업안정화를 통한 영업실적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며 “자산 매각과 자본확충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