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테샛에서 고교생들이 취약했던 시사경제 영역보다는 경제이론, 상황판단 영역에서 정답을 잘 맞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황판단 영역에서 지난 테샛과 달리 고교생 응시자의 정답률이 일반인과 대학생보다 낮아 최고 등급인 S급을 따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판단 영역은 경제이론과 경제시사 영역을 잘 이해한 뒤 복합적인 경제상황을 해석·판단해 정답을 선택해야 한다. 57회 테샛의 경우 경제기사를 활용한 상황판단 문제에서 고교생이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이론 영역에서는 대체효과, 소득효과와 관련한 문제 정답률이 30%대로 매우 낮았다.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풀기가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A라는 사람이 현재 1만원의 시급을 받고 하루 8시간을 일하고 나머지 16시간을 여가에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내년부터 임금이 1만원에서 1만2천원으로 인상된다면 A는 여가시간을 16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릴 것이다.’라는 지문에서 A의 여가시간 결정을 잘 설명한 것을 물었다. 노동시장에서 대체효과란 임금(여가의 기회비용)이 인상되면 여가시간이 감소하고 노동시간이 늘어난다. 반면 노동시장에서 소득효과란 임금이 인상되면 정상재인 여가시간이 증가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A는 시급이 인상되자 여가시간을 늘렸으므로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가 정답이다.
경기변동에 관한 문제 정답률도 30%대로 낮았다. 경기변동에 관한 설명 중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에서 ‘②번 경제가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이 실제 생산량보다 작을 때 그 차이를 침체 갭이라고 부른다.’가 틀린 답이다. 총생산 갭은 실제 총생산과 잠재 총생산 간의 차이로 정의한다. 실제 총생산이 잠재 총생산을 초과하면 그 차이를 확장 갭이라 하며, 실제 총생산이 잠재 총생산 미만이면 그 차이를 침체 갭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여기에서 잠재 총생산은 한 국가가 생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최대 총생산량을 의미한다. 총생산 갭의 개념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시사경제 영역에서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단기 실세금리의 등락이 펀드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초단기 공사채형 상품인 ‘MMF(Money Market Fund)’ △국가채무 중 조세 등 국민 부담으로 재원을 조달해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간 8차례 발표하는 미국경제동향 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을 고르는 문제 △보험회사에서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 비율을 고르는 문제들이 30~40%대로 정답률이 낮았다.
상황판단 영역에서는 국민연금 적립금이 2057년에 고갈되는 그림을 제시하고, 국민연금 적립금의 고갈 시기를 늦추는 방안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의 정답률이 20%대로 낮아 수험생들이 어려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기 ⑤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인다.’가 정답이다. 소득대체율이란 은퇴 전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 은퇴 후 받는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뜻한다.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이 늘어난다. 고령화로 인해 국민연금을 받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적립금 고갈 시기는 더 앞당겨진다. 이 밖에 역선택과 관련한 특징을 고르는 문제, 폐쇄경제인 국가가 무역을 하게 될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을 고르는 문제들이 응시생들에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