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내년 경기와 금리, 뉴욕 증시에 대한 월가 투자은행(IB) 들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내년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이 워낙 탄탄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소비가 지속되면서 올해보다는 확장 속도가 소폭 줄겠지만 계속 순항할 것이란 관측이 대다수입니다. 기업들의 이익도 올해보다 약 9% 증가하면서 내년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약 8% 상승하리란 전망입니다.
매년 월가 IB들의 전망을 보게되지만 사실 정확히 맞추는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도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월가 IB들의 2020년 미 경제에 대한 컨센서스를 전합니다.
◆2020년 미국 경제는 연 1.8% 성장
완전고용을 상회하는 수준의 고용이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가 미 경제를 받치고 있음. 다만 기업 투자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계속 축소되고 있으며, 연방정부 지출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
15개 월가 IB의 2020년 미 경제 성장률 컨센서스는 연 1.8% 성장임. 하지간 각 IB간 격차가 큼. 추정치는 연 0.7~2.4%로 매우 다양하게 펼쳐져 있음. 이는 올해 예상 성장률 2.3%보다 소폭 하락하는 것임.
◆물가는 오르지만…
실업률이 3.5%까지 떨어지면서 임금이 약 3% 상승하고 있음. 또 무역전쟁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어느 순간부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
다만 내년에도 달러화 강세, 전자상거래 확산 등으로 인해 물가가 미 중앙은행(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임.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 ↓
침체를 불러일으킬 요인으로는 세가지가 지목됨. ①미·중 무역분쟁 ②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③기업부채 문제임.
미·중 무역분쟁은 적당한 시기에 합의가 가능한 쟁점만 조율하는 식으로 1단계 합의를 도출될 것임. 이후에는 대선까지는 상당기간 휴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됨. 무역갈등이 더 심화되지만 않으면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함.
대통령 선거 기간을 전후로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음. 하지만 이는 경기 하강을 유발할 수준까지 치솟기보다는, 경기 확장 속도를 감속시키는 정도로만 작용할 것이란 관측임.
기업 부채는 저금리와 지속된 경기 확장속에 대폭 증가함. 하지만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 부도율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금리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됨. 이에 따라 기업 부채가 부실화되어 침체를 유발시키기보다는, 다른 요인으로 인해 위기가 터질 경우 침체의 폭을 확대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큼.
◆내년 기준금리 동결될 듯
Fed의 예방적 금리 인하는 세 차례로 종료됐음. 제롬 파월 의장이 여러차례 밝혔듯이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게 경제 지표에서 뚜렷히 드러나지 않는 한 2020년 중 금리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임.
현재 15개 월가 IB들은 △동결 10곳 △25bp 인하 2곳 △50bp 인하 2곳 △75bp 인하 1곳 등으로 전망하고 있음.
◆내년 시장금리는 하락
재정적자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미 국채의 발행량은 내년에도 증가할 전망임. 하지만, Fed의 국채 매입 재개로 인해 시장이 소화해야할 물량 부담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음. 이에 따라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국채 감소로 인해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
◆달러화 가치 강세>약세
미국 경기의 상대적 강세로 인해 소폭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됨. 미·중 무역분쟁이 급격히 해소되면서 글로별 경기가 예상외로 빨리 개선되거나 혹은 Fed의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경우에는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수도 있음.
◆뉴욕 증시는 8% 상승?
15개 월가 IB들의 2020년말 S&P500 지수 컨센서스는 평균 8% 상승임. 미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업 이익의 증가세(전년대비 9% 증가) 등으로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임.
미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기업 이익이 비슷한 속도로 증가해 펀더멘털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 또 기업들의 배당수익률(1.9%)가 10년물 국채 금리(1.8%)를 넘으면서 상대적 투자 매력도 높음.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거나 내년 미 의회 선거와 대선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할 경우 뉴욕 증시는 하락할 수 있음. 골드만삭스의 경우 내년 말 S&P500 지수가 340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석권할 경우 26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
◆신흥시장 투자 매력은?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경제성장률은 소폭 높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 신흥국 증시는 그동안 미국에 비해 상승률이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 가격도 저렴함.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 무역분쟁 심화등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들이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신흥국 투자를 권유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투자에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