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黃에 직언하겠다"…'황교안표 쇄신' 제동 걸리나

입력 2019-12-10 17:25
수정 2019-12-11 01:24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원회 의장이 황교안 대표의 친정체제 구축에 제동을 걸 조짐이다. 황 대표를 향해 심 원내대표의 지지세력인 한국당 중진 의원들을 쇄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당은 이르면 12일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고 공천룰과 쇄신방향 등을 밝힐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치권은 그동안 이어졌던 ‘황교안 표’ 쇄신의 일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달 이후 50% 물갈이 기준을 제시하고 당직을 초·재선 의원들로 교체하는 등 ‘황교안 체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와 김 의장이 새로 선출되면서 이런 쇄신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많게는 50%씩 의원을 교체해서 얻은 결과가 지금 20대 국회의원들”이라며 “어떤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몇%를 잘라낸다’는 규정 없이도 스스로 용퇴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교체된 것이 40%씩 된다”며 “아마 (황 대표가) 그런 것을 전제로 30% 컷오프라는 말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도 전날 정견 발표에서 “선수(選數)로 나가라는 기준을 정하는 건 옳지 않다”며 “황 대표에게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상당수가 쇄신 대상으로 꼽히는 중진 의원들인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황-심’ 궁합에 대해 의구심을 지닌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가 서로 견제를 하면서 접점을 잘 찾아갈 경우 ‘윈윈’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견제 구도로 간다면 당이 또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장은 이런 ‘불협화음’ 우려는 일축했다. 김 의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 조합에 대해 “아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주 티타임도 하고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황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전날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황심이 김선동 의원에게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당이 좀 젊어져야 되지 않는가’하는 마음에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며 “김 의원보단 제가 더 젊다”는 말로 받아넘겼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