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직원 A씨. 그가 출근 후 처음 들르는 곳은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 스낵 코너다. 과자, 음료 등 다양한 간식이 마련돼 있지만 아침엔 주로 조식용 샌드위치를 집어 든다. 근무 중에도 커피와 과자 등을 가져가기 위해 스낵 코너를 들르는 경우가 잦다. 사무실 간식 서비스가 생기면서 ‘당 보충’을 위해 사무실을 나서지 않게 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사무실 간식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는 회사는 기존에도 많았다. 사무실의 막내가 주로 관리하는 ‘탕비실’을 통해 군것질거리를 제공했다. 요즘은 사무실 간식 업체들이 탕비실을 대체하고 있다. 간식이 부족할 때마다 업체 직원이 방문해 진열대를 채워준다. 탕비실 업무를 외주로 돌려 ‘구독’하는 셈이다.
간식 서비스 업체의 강점은 ‘큐레이션’이다. 납품 전 설문을 통해 직원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입맛에 맞는 간식을 골라 진열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직원들이 어떤 간식을 골랐는지 추적한다. 많이 나간 품목은 더 많이 가져다 놓고, 외면받은 품목은 다른 간식으로 바꾼다. 비용도 덜 든다. 간식 서비스 업체는 여러 고객사에 납품하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대량으로 간식을 가져온다. 편의점에서 낱개로 살 때보다 20% 이상 가격이 내려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는 ‘스낵24’를 운영하는 위펀이다. LG그룹, 현대자동차, 카카오 계열사 등에 간식을 공급하고 있다. 스타트업 중에도 스낵24를 찾는 곳이 상당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조식 서비스로 영역을 넓혔다. 샌드위치, 컵과일, 샐러드 등을 오전 4시까지 냉장고에 채워놓는다. 김헌 위펀 대표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고객사가 68개 정도였지만 최근 400개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스낵포’도 3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서울시 등에 간식을 대고 있다. 이웅희 스낵포 대표는 “간식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가 스낵포의 강점”이라고 했다. 먹을 때 부스러기가 남는지, ‘몇 입’ 만에 먹을 수 있는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