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며 세상을 떠난 김 전 회장을 추모했다.
10일 김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 전 회장은 김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관계였고, 야당 때부터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1997년 'IMF 사태' 이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의기투합한 김 전 대통령과 김 전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열린 5대 그룹 회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동유럽 출장을 가있던 김 전 회장이 급하게 귀국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외환위기 극복이 중요하니 귀국하시지 말라고 했더니 혹시나 밉보일까 봐 안절부절, 자정 넘어서까지 집으로 전화하시던 정중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전 회장이 귀국 뒤 독대 면담 형식으로도 김 전 대통령을 만났던 일화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때 가지고 오신 노란 서류봉투에 대해 기자들 질문이 쏟아졌지만, 보안을 요구해 공개치 않았다"며 "준비한 자료를 갖고 외환위기를 극복할 길은 수출뿐 아니라며 혼신을 바쳐 브리핑하던 모습에서 '저런 실력과 열정이 대우를 창업, 성장시켰구나'라고 강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대우그룹의 회생방안을 둘러싼 일화도 떠올렸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에게 대우그룹 소생방안을 직보하라고 했는데,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김 전 회장과 대립해 (그의) 보고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결국 대우자동차 등 6개사만 회생방침이 결정됐다"며 "(이후) 대우는 완전히 김 전 회장의 손을 떠났고, 김 전 회장은 외유를 떠났다"고 회상했다.
박 의원은 또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서로 이웃한 병실에서 입원한 인연, 구치소에서 조우한 인연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하늘나라에서 DJ 내외를 만나셔서 드리고 싶었던 말씀도 많이 나누시고,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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