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 보조금 목록에 들어간다. 중국 정부가 일부 외국산 배터리에 보조금을 주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9일 국내 배터리 업체와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6일 ‘2019년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을 발표하면서 상하이 테슬라와 베이징벤츠 등의 자동차를 포함시켰다. 중국 자동차 전문지 가스구(Gasgoo)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는 LG화학과 파나소닉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베이징벤츠의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한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빗장 풀린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호재'
가스구는 “한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배터리 셀이 장착된 모델이 보조금 목록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CATL, 비야디(BYD) 등 자국 배터리 업체를 키우기 위해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해외 기업에 전면 개방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지난 10월만 해도 중국 정부가 발표한 보조금 추천 목록엔 한국 등 외국산 배터리가 포함된 전기차를 완전히 배제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변화는 가라앉는 내수 시장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올 8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언론도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 이유로 △침체된 전기차 시장 활성화 △배터리 공급과 비용 문제 해소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개방 필요성 등을 꼽았다. 가스구는 “지난 몇 년간의 보호 기간에 따라 중국에는 수많은 강력한 배터리 회사가 성장했기 때문에 시장 개방은 중국 배터리산업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한국 배터리 회사들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 추천 목록에 자동차 모델만 넣었고 배터리 회사명은 넣지 않아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한국산 배터리에도 보조금을 줄 수 있는 것 같다”며 “중국산 배터리와의 보조금 차별이 없어지면 품질이 나은 한국산 배터리 판매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