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의 청년(15~29세) 실업자 규모가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청년 실업자는 평균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의 청년 고용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OECD 36개 국가의 청년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발표했다. 이 기간 한국의 청년 실업자는 31만8000명에서 40만8000명으로 28.3% 늘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의 청년 실업자는 평균 13.9% 감소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청년 인구가 줄었는데도 실업자는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한국의 청년 인구는 2008년 986만8000명에서 2018년 914만9000명으로 7.3% 감소했다. 인구 감소 속도는 OECD 평균(-1.6%)보다 빠르다. 한국같이 청년 인구가 감소했는데 실업자가 증가한 OECD 국가는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핀란드, 터키뿐이다.
청년 실업률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9.5%로 2008년(7.1%)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0.4%에서 9.1%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OECD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11위에서 22위로 11계단 떨어졌다. 10년 전에는 한국의 실업률이 OECD 평균보다 3.3%포인트 낮았는데, 이제는 0.4%포인트 높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청년 실업률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한 나라는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와 덴마크, 프랑스뿐이다.
OECD는 한국의 청년 고용률이 낮은 이유로 높은 대학 진학률(2017년 기준 69%)을 꼽았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비율이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데다 니트족(취업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층)이 많은 점도 이유로 지목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