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에 55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뒤 성명을 통해 “IMF 실무진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새롭게 3년짜리 40억SDR(특별인출권)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IMF의 40억SDR은 55억달러에 해당한다. 이번 합의는 실무 단계로, IMF 집행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초 IMF는 작년 12월 우크라이나 정부에 39억달러를 1년 만기로 빌려줬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 구제금융을 요청해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구제금융은 선결 과제 이행에 따라 조건부로 집행될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는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성공이 법치 강화, 사법 정의 증진, 경제 기득권 축소 등에 달려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시스템을 정비하고 납세자에게 큰 비용을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친(親)서방 정권교체 혁명 이후 러시아와 갈등 관계에 들어가면서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IMF는 2015년 17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부패 척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작년 우크라이나의 부패인식지수는 180개국 중 120위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