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훈 원스타인터내셔널 대표는 우연히 한 대형 병원 병실에 들렀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60~70대 환자 대부분이 전동칫솔을 쓰는데, 정작 진동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잇몸이 약해진 환자들은 칫솔의 진동 기능을 사용하면 강한 자극 때문에 잇몸이 손상되고 머리가 울린다는 설명을 들었다.
손 대표는 “진동 기능은 쓰지 않지만 손잡이가 두껍고 잡기 쉬워 일반칫솔 대신 전동칫솔을 쓰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음파진동을 활용해 진동이 약하면서도 잡기 쉬운 칫솔을 개발하면 수요가 있을 걸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원스타인터내셔널은 3년 동안의 연구개발을 거쳐 2년 전부터 음파전동 칫솔인 ‘메가텐’을 생산하고 있다.
원형으로 부드러운 칫솔모 배치
메가텐의 주요 고객층은 어린이와 노약자다. 일반칫솔로는 혼자 이를 닦기가 어려운 사람들이다. 일반칫솔과는 칫솔모의 모양부터 다르다. 일반칫솔은 한쪽 면에 한쪽 방향으로 모가 심어져 있지만 메가텐은 모가 원형으로 사방에 둥글게 배치돼 있다. 어느 방향에서 칫솔질을 해도 모가 이에 닿는 구조다. 손 대표는 “칫솔모와 치아가 닿는 각도를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도 이를 닦을 수 있는 칫솔”이라며 “스스로 닦을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이를 닦아줄 때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잇몸이 약한 소비자들을 위해 미세모를 사용했다. 칫솔모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한 고탄성 칫솔모 2만여 개를 칫솔에 심었다. 기존 단방향 칫솔보다 모 개수가 20배 이상 많다. 손 대표는 “스위스 듀폰사의 최고급 원사를 사용한 제품”이라며 “잇몸에 자극을 주지 않기 때문에 치주질환을 앓고 있거나 교정장치를 착용한 사람들도 주로 찾는다”고 전했다.
진동은 기존 전동칫솔보다 약하다. 분당 1만8000회의 진동이 미세한 물방울을 분사하는 ‘음파진동’ 방식이다. 손 대표는 “메가텐은 소리와 진동이 기존보다 약하기 때문에 잇몸 마사지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충전식이 아니라 탈착 방식을 택했다. 전압이 다른 해외에서도 같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단계에서부터 고려한 것이다. 트리플A 용량 배터리 하나로 두세 달 사용할 수 있다.
어린이·노약자용 전동칫솔
최근엔 어린이용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동물 이미지를 적용한 제품인 ‘키즈소닉’을 내놓고 마케팅하고 있다. 기존 메가텐 제품군과 달리 솔 부분에 발광다이오드(LED)를 부착해 입 속을 들여다보면서 양치질할 수 있는 제품이다. LED가 한 번 켜지면 어린이 양치 권장시간인 2분에 맞춰 자동으로 꺼진다. 손 대표는 “불이 켜져 있는 시간 동안 양치를 해야 하는 만큼 올바른 양치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원스타인터내셔널은 메가텐을 미국 중국 대만 홍콩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30%에 달했다. 손 대표는 “5년 안에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칫솔 판매량도 지난해 5만 개, 올해 10만 개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용 칫솔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쉽게 잡고 놓쳐도 떨어지지 않도록 링을 부착한 제품이다. 원스타인터내셔널이 국책과제 업체로 선정돼 개발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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