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도망친 계주·친목계'도 이젠 옛말…대세는 모바일통장

입력 2019-12-06 08:54
수정 2019-12-06 08:55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받거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계(契)모임이 사라지고 있다. 손바닥 위에서 모바일 뱅킹으로 회비를 관리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소위 '곗돈을 탔다' '계주가 곗돈을 챙겨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나돌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선보인 '모임통장 서비스'가 이른바 '국민 모임통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500만명 달성이 눈 앞이다.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이 모임통장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동호회, 동아리의 총무 등이 관리하는 통장 사용 내역을 회원들이 공유하는 서비스다. 회비 납부가 쉽고 회비 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회비 관리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이용자는 481만6071명, 이용계좌는 128만657개로 집계됐다. 한 계좌당 평균 3.7명의 이용자가 모였다. 사용 연령대는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20~30대가 70%로 가장 많았다. 40~50대 이상 장년층의 사용률도 30%에 달했다.

모임통장 전체 잔액은 11월 말 기준 1조28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 전체 수신액의 5%를 차지했다. 모임통장이 카카오뱅크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친목성격 모임통장이 전체의 28.5%로 가장 많았고 가족·생활비(21.7%), 여행(21.2%), 데이트(13%), 회사·팀(6%) 등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모임주가 카카오톡 메신저로 회원을 초대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한 계좌당 최대 100명의 회원이 참여할 수 있으며 만 14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다.
계좌가 없어도 회원으로만 가입하면 회비 이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모임통장 전체 이용자의 30%는 카카오뱅크 계좌가 없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소셜 기능이 합쳐진 혁신 서비스"라며 "카카오뱅크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은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꾸준히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