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부문, 연이은 수주와 함께 선박개조(Retrofit) 등 미래 수익사업도 ‘청신호’
한진중공업이 부산 서대신동에 추진중인 대신 해모로 센트럴 조감도.지난 10월 분양해 조기에 전 세대 계약 완료되는 청약 돌풍을 일으켰다.한진중공업 제공.
한진중공업(대표이사 이병모)이 꾸준한 수주에 힘입어 연이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건설부문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26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의 198억 원을 넘어섰다고 5일 발표했다.
준한 일감확보와 함께 수익성 높은 공사현장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익률 측면에서는 2016년까지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이 2017년 2.13%, 2018년 2.35%에 이어 올들어 현재까지 4.40%를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11년 6% 이후 최고치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강점으로 꼽히는 공공공사와 주택사업 부문의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공공공사의 경우, 지난해 수주한 부산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하여 금년 판교테크노밸리 교량 및 단지 조성공사, 양산집단에너지 시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 등 건축·토목·플랜트 각 부문에서 금년에만 약 5,3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확보하며 강자의 면모를 발휘했다.
수주잔고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017년 수주잔고는 1조6069억 원을 기록했으나 2018년 1조5645억 원으로 감소했다.그러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조739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이미 11%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택사업 강화에 따른 정비사업 분야에서의 실적이 두드러진 덕택이다.최근에는 인천 경동율목 재개발과 원주 세경1차 재건축, 용인 모현1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해 2조 원대의 미착공 공사 수주잔고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월 부산 서대신동에서 분양한 대신 해모로 센트럴이 조기에 전 세대 계약 완료되는 청약 돌풍을 일으키면서 브랜드 위상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조선부문 역시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부진 속에서도 해군 함정과 관공선을 잇따라 수주하며 분발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0월 해군 차기고속정 4척을 2460억 원에 수주한 데 이어 이달 초 해양환경공단이 발주한 다목적 대형방제선 1척을 700억원에 건조하기로 계약 체결했다. 12월 중 대규모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추진 중인 수익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수년 전부터 선박 탈황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하기 위한 기술과 용역을 제공하는 선박 개조(Retrofit) 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난 2월국내 중견 선사인 동진상선과 80억원에 선박 배기가스 탈황설비인 삭스 스크러버(SOxScrubber) 설치공사 계약을 맺어 연내 완료를 계획하고 있다. 4월에는국내 최대의 선박 유지·보수업체인 현대글로벌서비스와 기술협약을 맺고 SOxScrubber 개조를 위한 엔지니어링 용역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을 일회성 수익사업이 아닌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해외 선사로 영업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구계획 이행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인천북항배후부지 매각으로 올해만 약 22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 10월에는 동서울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신세계동서울PFV에 4025억 원에 매각해 개발하고 있다.부산 북항 재개발지 인접지인 영도조선소 부지는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최대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성장기반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구성원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