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가 도쿄의 까만 밤 하늘을 핑크빛으로 수놓으며 일본 돔투어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블랙핑크는 지난 4일 일본 도쿄돔에서 [BLACKPINK 2019-2020 WORLD TOUR IN YOUR AREA in JAPAN]를 개최했다. 빈틈없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 5만5000명의 팬들과 호흡하며 블랙핑크만의 다채로운 에너지와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로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블랙핑크의 일본 공연은 해외 걸그룹 사상 데뷔 후 최단 기간 만에 교세라 돔에 입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던 아레나 투어 이후 1년 만이다. 4대륙 23개 도시를 순회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던 월드투어 일환인 돔투어가 확정되자 일본 현지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인기를 방증하듯 티켓 오픈 직후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또한 공연 전날 도쿄 중심가 하라주쿠에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소식을 듣고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공연에 앞서 도쿄돔 주변은 주요 팬층인 10~20대 젊은 층부터 커플, 가족 단위까지 남녀불문 다양한 팬층으로 북적였다. 일본 각 지역에서는 물론, 기념비적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온 해외팬들도 눈에 띄었다. 평일임에도 이른 시간부터 굿즈를 판매하는 부스에는 돔을 감쌀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추위도 잊게하는 뜨거운 팬심이 모여 본 공연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도쿄돔 가득 채운 5만5000명의 핑크빛 물결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뚜두뚜두'(DDU-DU DDU-DU) 인트로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도쿄돔 천장을 뚫을 듯한 함성으로 블랙핑크를 응원했다. 두 번째 곡 '포에버 영'(FOREVER YOUNG) 무대가 끝날 때까지 연신 응원봉을 흔들며 장내를 핑크빛 물결로 물들였고, 블랙핑크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완벽한 라이브로 화답했다.
도쿄돔은 일본 공연의 성지로 불리는 꿈의 무대로 블랙핑크는 일본 진출 2년3개월 만에 입성을 이뤄냈다. 지난해 아레나 투어로 열도를 사로잡은 블랙핑크는 1년 만에 돔 투어로 규모를 확대하고 더 많은 팬들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놀랐다. 이 자리에 선다는 건 정말 행운이고 행복인 것 같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월드투어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나라를 다녔는데 드디어 도쿄에 오게 됐다. 블링크가 정말 보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함께 즐겨달라"고 현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넋 놓게 만드는 다이내믹 퍼포먼스
지난달 현지에서 발매된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무대가 시작되자 팬들의 한층 더 높아진 함성과 떼창으로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어 '돈트 노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씨 유 레이터'(See U Later), '릴리'(Really), '킥 잇'(Kick It), '불장난', 붐바야', '마지막처럼' 등 현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 퍼레이드로 관객과 하나된 무대를 완성했다.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멤버 4명 고유한 매력과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솔로 무대의 향연도 펼쳐졌다. 관객들은 연신 멤버의 이름을 연호하고, 환상적인 무대에 넋을 놓고 찬사를 퍼부었다. 이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공연 당일까지도 리허설을 진행한 멤버들의 노력과 열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도쿄돔의 넓은 공연장에 최적화된 화려한 무대 연출로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대형 LED 스크린의 웅장한 영상과 시야제한석을 배려한 보조 스크린, 공연장 전체를 비추는 감각적인 조명, 팬들과 가까이 만나기 위한 돌출 무대와 무빙카까지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기에 라이브 밴드 세션이 만들어내는 풍성한 사운드와 블랙핑크의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융합돼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퀄리티 높은 무대를 연출했다.
#BLACKPINK IN YOUR AREA
세트리스트는 현지에서 발매된 일본어 버전의 노래들로 채워져 더욱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무대에서는 대체불가 카리스마로 관객을 매료시켰고, 토크 타임에는 귀여운 일본어 구사로 장내를 웃음으로 물들이며 팬들과 가깝게 소통했다. 더 많은 팬들과 마주하기 위해 공연장 곳곳을 누비며 블랙핑크 특유의 자유분방한 무대매너로 도쿄돔을 장악했다. 어느덧 2시간이 흘러 마지막 무대를 앞둔 블랙핑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시간이 흘러버렸다. 추운날씨에도 우리를 만나러 와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덕분에 뜨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곧 다시 만나자"고 다음을 기약하며 2019년 일본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장을 찾은 10대 여중생 후루야(13)씨는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붐바야' 뮤직비디오를 보고 반했다. 그 후 다양한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그녀들의 반전 매력에 매료됐다. 라이브 할때는 멋있고, 일상 모습은 너무 귀엽다. 동경과 친근함이 동존하는 그룹"이라고 블랙핑크의 매력을 꼽았다. 공연을 위해 휴가를 내고 왔다는 회사원 오카다(20)씨는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카리스마를 지녔다. '뚜두뚜두' 무대를 보고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고, 동행인 사이토(20)씨는 "음원사이트를 통해 블랙핑크의 음악을 접한 뒤 유튜브로 꾸준히 영상을 찾아봤다. 실제 무대를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인데 정말 최고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도쿄돔에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블랙핑크는 내년 1월 4~5일 양일간 오사카 쿄세라 돔, 2월22일 후쿠오카 야후오쿠돔을 순회하는 3대 돔 투어를 이어간다. 블랙핑크는 돔투어 여정과 더불어 국내 새 앨범에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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