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서의 사업자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했다. 자사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다.
앤디 제시 AWS 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열린 ‘리인벤트 2019’ 미디어 브리핑에서 “플랫폼을 비교할 때 (우리 플랫폼이) 기능, 성숙도 측면에서 경쟁사(MS)보다 수년 앞서있다”며 “상당한 정치적 개입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한 기업과 그 기업의 지도자를 적대(disdain)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국방부를 포함한 그 어떤 정부기관이라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결정내리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제다이(JEDI·The 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로 불리는 합동방어 인프라사업 프로젝트는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모든 군사 관련 기관이 정보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방 분야 미래 사업이다.
AWS와 MS를 비롯해 IBM, 오라클 등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이 입찰에 참가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시장 강자인 아마존이 사업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AW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고, 미 중앙정보국(CIA) 등 다른 정부 조직들도 AWS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국방장관에게 사업자 선정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한 이후 MS가 사업을 따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 정부 비판 기사를 자주 싣는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한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를 거슬려 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AWS는 이 사업과 관련해 미 국방부를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미국 연방청구법원(CFC)에 냈다. 제시 CEO는 “공정하게 판단되지 않았다는 근거가 있다”며 “민주주의 차원에서 국방에 직결되고, 나라를 보호하는 플랫폼은 공정하고 정당하게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