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兆 투입한 SBI홀딩스, 배당 한 번도 안 받아

입력 2019-12-05 15:14
수정 2019-12-05 15:15
SBI저축은행의 모태는 1971년 세워진 신삼무진주식회사다. 1987년 현대상호신용금고로 사명이 바뀌었고, 이후 2000년 국내 저축은행 최초로 스위스 기업인 머서의 투자를 받으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됐다. 당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였던 소프트뱅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처음 유치했다.

일본 SBI홀딩스는 2006년 소프트뱅크와 계열분리를 했다.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대규모 부실 사태가 터지자 대규모 증자를 통해 회사 최대주주(80%)로 올라섰다. SBI홀딩스는 일본 최대 인터넷증권사인 SBI증권과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SBI스미신넷뱅크 등 세계 20여 개국에 232개 관계사를 가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SBI홀딩스는 폐업 위기에 있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고, 다섯 차례의 유상증자를 했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이 자금은 회사를 지키고, 고객 예금을 보전하는 데 쓰였다. SBI홀딩스는 현재까지 SBI저축은행에서 한 번도 배당을 받아가지 않았다. 당분간 자금회수 계획도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업계 1위(8조4110억원)다. 7조3441억원의 예금을 모았고 6조8233억원을 대출해주고 있다. 전국 20개 지점과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이 강점이다. 거래 고객 수는 100만여 명이다.

6월에는 모바일 뱅킹 앱(응용프로그램) 사이다뱅크를 출시, 연 10%대 금리를 주는 특판 예금을 팔면서 핀테크(금융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뿐 아니라 통신료 납부 정보 등 비금융 정보를 분석해 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13.89%다.

올해엔 2000억원대의 ‘사상 최고 순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정진문 SBI저축은행 사장의 지론은 “고객에게 0.1%라도 예금금리를 더 지급하고, 대출 이자를 조금이라도 낮춰주면 결국 회사의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