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이슬람국가(IS) 전투원을 원합니까? 당신이 원하는 사람들은 다 데려갈 수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진지하게 합시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테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날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별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駐)런던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은 매우 모욕적”이라며 “(프랑스를 제외한) 28개 회원국들에게 매우 못된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나토는 회원국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민병대 공격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놓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뇌사 상태를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 발언을 유지한다”고 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터키의 군사 행동이 IS에 대한 협력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에서 붙잡힌 유럽 출신 IS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멋진 IS 전투원을 원한다면 원하는 사람들은 다 데려갈 수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은 정색한 채 “진지하게 합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출신 IS 전사들은 소수”라며 “우선순위 1위는 테러 집단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그가 위대한 정치인인 이유”라고 황급히 말을 돌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물건을 사는 터키가 어떻게 (나토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가능하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