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나선 대덕전자의 노림수는

입력 2019-12-03 18:06
수정 2019-12-04 02:09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대덕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깜짝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국민연금보다 낮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전날 장 마감 후 이사회에서 PCB사업부문의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인적 분할을 통해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가칭 대덕)로 전환하고, 분할 신설법인(대덕전자)은 사업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주사가 되는 대덕은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 투자에, 대덕전자는 PCB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지주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관련 부품·소재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5월 1일자로 분할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대주주 지배력 강화’ 동기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덕전자 1대 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14.07%)이다. 김영재 대표(12.98%)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야 17%를 넘는 수준이다.

한 지주사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지만 분할 후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주식 스와프를 통해 대주주 지분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적 분할 후 대주주가 가진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주주의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다. 대덕전자의 자사주 비율(15.12%)이 비교적 높은 점도 지주사 전환에 유리한 요인이다. 인적 분할 시 자사주 비율만큼 지주사가 사업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