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래 가장 얇았다.”
만두 종가(宗家) 해태제과가 ‘얇은피 왕만두’ 시장에 뛰어들었다. 풀무원, CJ제일제당에 이어 해태제과까지 가세하면서 냉동만두 시장에서 얇은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태제과는 3일 고향만두 브랜드로 고기, 김치 등 2종의 ‘속알찬 얇은피 만두’(사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만두피 두께는 기존 제품보다 7% 이상 얇아진 0.65㎜다. 다른 기업 제품과 달리 만두를 오므린 끝을 안쪽으로 말아넣어 표면을 둥근 형태로 만든 게 특징이다. 김치만두 속에는 대상의 종가집 김치와 깍두기를 썰어 넣어 아삭거리는 식감을 강조했다.
해태제과는 ‘얇은 피 만두 기술’을 일찍부터 구현해온 회사다. 1987년 첫 출시된 국내 최장수 만두 브랜드 고향만두는 1㎜의 만두피로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0.7㎜의 만두피로 더 얇게 만들었다. 올해 냉동만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풀무원 ‘얄피만두’의 두께와 같다.
해태제과는 새로 내놓은 속알찬 얇은피 만두로 ‘원조 얇은피 만두’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고향만두는 이미 0.65㎜의 얇은 만두피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엔 중량이 큰 왕만두에도 얇은 피를 구현했다”며 “만둣국, 군만두, 찐만두 등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속알찬 얇은피 만두의 만두피는 타피오카 대신 찰감자 전분을 사용해 만두피의 투명도를 높였다. 수분 함량이 높아 쫄깃함이 오래가고 잘 퍼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만두 속도 차별화했다. 김치만두는 종가집 김치에 깍두기를 굵게 썰어 넣었고, 고기만두는 양념 맛이 깊이 배어들도록 수작업으로 조리했다.
올해 냉동만두 시장은 얇은 피 만두가 주도했다. 풀무원은 CJ제일제당이 4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냉동만두 시장에 만두 피 두께가 0.7㎜인 얇피만두를 내놔 시장 5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얄피만두는 9개월 만에 1000만 봉지가 판매됐다. 풀무원의 냉동만두 시장점유율은 올초 10%에서 이달 20.8%로 올랐다.
비비고가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놓은 냉동만두 시장에 ‘얄피만두 효과’는 컸다. 업계 1~4위가 ‘5등 따라가기’에 나섰다. 동원F&B는 7월 피 두께가 0.65㎜인 ‘개성 얇은 피 만두 3종’을, 신세계푸드는 0.7㎜ 만두피의 ‘올반 랍스터 인생 왕교자’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도 왕교자 후속으로 0.7㎜짜리 ‘비비고 군교자’와 속이 비치는 한식만두 ‘비비고 수제만두집 맛 만두’ 등을 올해 새로 선보였다.
얇은피 만두 등 프리미엄 냉동만두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지난해 4615억원에서 올해 5000억원으로 약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