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시한 다가와…남은 건 미국의 선택뿐"

입력 2019-12-03 17:24
수정 2019-12-04 00:51

북한 외무성이 3일 미국에 ‘연말 시한’을 상기시키며 비핵화 상응 조치와 관련한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이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미·북 실무협상 교착 국면의 책임을 모두 미국에 떠넘겼다.

북한은 앞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최용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담화 발표나 공식 석상 발언 등으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태성의 이번 담화 역시 이대로 해를 넘기면 내년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위협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대해 “북한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북한 주도의 협상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북한이 담화에서 사용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표현도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7년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후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기념일 선물’이라고 칭했다.

김정은은 지난 2일 주요 정치적 결단의 무대로 여겨지는 백두산 삼지연군을 약 한 달 만에 다시 찾아 중대결심을 또 앞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양강도 삼지연군 관광지구를 찾아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군은 양덕온천, 원산갈마지구와 더불어 김정은이 관광사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공을 들여온 곳이다. 최용해는 준공사에서 “자력갱생 노선의 생활력이 현실로 확증됐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