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럭스, 인도시장 개척…벤처 6곳에 1050만弗 투자

입력 2019-12-03 17:04
수정 2019-12-04 01:44
동남아시아는 오랜 기간 국내 벤처캐피털(VC)의 불모지였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낯선 인도에 2016년 발을 디딘 곳이 있다. 두산그룹의 투자 전문 계열사인 네오플럭스다. 인구와 발전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인도만 한 시장이 흔치 않다는 게 당시 네오플럭스의 판단이었다.

네오플럭스의 첫 타깃은 육가공 회사 리시우스였다. 위생 처리 인증을 받은 고기를 포장해 인도 전역에 배달하는 게 이 회사의 사업모델이다. 한국에선 일반화된 비즈니스지만 인도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식품 위생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고 물류 인프라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네오플럭스는 리시우스의 ‘역발상’에 150만달러를 투자했다. 전인미답의 영역에 발을 내디딘 만큼, 성공했을 때 보상이 상당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네오플럭스는 인도계 펀드들이 주를 이룬 1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에서 유일한 한국 투자자였다. 2년이 지나 당시 2000만달러(약 200억원)였던 리시우스의 기업가치는 3억달러로 15배로 뛰었다.

2000년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국내 대형 VC 가운데 드물게 제조업의 DNA를 물려받은 회사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상하 대표는 밥캣, OB맥주 등 두산그룹 내 굵직한 딜을 주도한 재계의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전문가다.

네오플럭스는 VC 부문 운용자산(AUM)이 4500억원, 사모펀드(PEF) 부문 AUM이 4300억원으로 두 부문의 누적 AUM이 총 8800억원에 달한다. VC와 PE를 함께 하는 만큼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직방과 리디, 패스트파이브, 바디프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아이디어만 좋다면 1~2년차 주니어 심사역에게도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기업 계열사는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정반대다.

현재 네오플럭스의 최대 과제는 인도 시장 개척이다. 리시우스의 성공을 계기로 탄력을 받은 네오플럭스는 2년간 인도 스타트업 여섯 곳에 1050만달러를 투자했다. 전체 해외 포트폴리오의 60%에 달한다. 내년엔 인도 투자 전용 펀드도 만들 예정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