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근만근인 출근 시간. 가뜩이나 괴로운 직장인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승객들로 꽉 찬 버스와 지하철이다. 온몸이 끼인 채 낯선 사람과 수십 분간 숨을 나눠야 하는 괴로움은 매일 당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출퇴근 버스 공유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모두의셔틀은 직장인들의 출근시간을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해준다. 전세버스 업체와 계약해 출근길이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직장까지 태워준다. 지난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200여 개의 경로(노선)를 운영하고 있다. 누적 이용자 수는 3만5000여 명이다. 퇴근 서비스는 소규모로 시범 서비스만 하고 있다.
이용자가 홈페이지에서 자택 주소와 회사 주소를 입력하면 모두의셔틀에서 최적 경로를 추천한다. ‘정류장’은 이용자의 자택 기준으로 반경 500m 안에서 정해진다. 집 앞에서 타고 앉아서 ‘꿀잠’을 자다 보면 회사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최소 운행 인원은 5명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로를 최적화하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보다 오히려 빨리 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출퇴근시간 교통난으로 고통받는 신도시 직장인들이 이 서비스를 선호한다.
요금은 거리 30㎞를 기준으로 월 9만~11만원 선이다. 하루에 4500원 내외다. 모두의셔틀을 기업 복지 차원에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장지환 모두의셔틀 대표(사진)는 “서울 송파에 있는 집에서 압구정에 있는 회사로 출근할 때 환승을 두 번이나 해 힘들었던 뚜벅이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뚜벅이 직장인들을 위한 아이디어에 벤처캐피털(VC)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 8월 22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약 35억원이다. 정부도 이 서비스엔 긍정적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노선화되지 않은 비정기·일회적 운행에 한정했지만, 모바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세버스 모집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모두의셔틀 측은 "고정노선이 아닌 방식으로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결국 교통도 수요자가 가장 편한 방식의 온디맨드(수요응답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퇴근길 서비스도 정식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