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의문의 1승.”
11월 12일자 김과장 이대리 <자유 ‘놀이터’를 찾아 SNS 피난법>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이 기사는 젊은 직장인들이 상사가 없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피난’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SNS에 무심코 올린 글 때문에 상사에게 욕을 먹거나, 원하지 않는 댓글 세례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이어져서다. 회사용과 개인용 SNS 계정을 구분해 두거나 SNS상에서 게시글 공개 범위를 설정하는 등 상사들을 피해 떠나는 ‘디지털 유목민’의 사례를 소개했다.
기사에는 “퍼거슨의 명언이 떠오른다”는 댓글(네이버 아이디 wnfs****)이 달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2011년 인터뷰에서 “SNS는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당시 팀의 스타 플레이어인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서 이용자와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한 충고였다. “퍼거슨 의문의 1승”이라는 댓글(네이버 아이디 psht****)도 과한 SNS 사용이 서로에게 독이 된다는 의미다. ‘의문의 1승’은 어떤 발언이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맞아떨어졌을 때 쓰는 인터넷 용어다.
젊은 직장인들의 SNS 피난이 이해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ever****는 “주말에 친구들과 여행 간 사진을 올렸는데 별로 친하지 않은 팀 선배가 일정부터 동선까지 캐물어서 짜증났다”며 “SNS 피난이 이해된다”고 했다. 네이버 아이디 ent2****는 “남의 인생에 기웃거리지 말고 본인 인생 포장하지도 말자”라고 적었다.
후배와 가까워지고 싶은 선배의 노력을 폄하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zzan****는 “후배들이랑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너무 뭐라 하지 말자”고 적었다. 네이버 아이디 yani****는 “친해졌다고 생각한 부서 후배한테 페이스북 친구 추가 걸었는데 한 달째 응답이 없어서 정말 슬펐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