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시간 길수록 자녀 아침식사 많이 거른다

입력 2019-12-02 09:24
수정 2019-12-02 09:25


취업 여성 자녀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업주부 자녀에 비해 6% 포인트 이상 높고, 칼로리·칼슘·비타민 B군 등의 섭취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천대 교육대학원 영양교육 계승희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3~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 3,382명을 대상으로 어머니의 취업 여부에 따른 식품·영양 섭취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 대상 어린이·청소년의 17.6%가 아침식사를 거른다고 응답했다. 전일 취업 여성 자녀의 아침 결식률이 24.6%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시간제 취업 여성의 자녀(20.4%), 전업주부 여성의 자녀(17.9%) 순이었다.

특히 자녀 나이가 만 12~18세인 경우 어머니의 취업 여부에 따른 아침 결식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전일 취업 여성의 12~18세 자녀 아침 결식률은 35.4%에 달했다. 여성의 근로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아침 결식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자녀의 전체 식품섭취량과 각종 소중한 영양소의 섭취량도 어머니 취업 상태의 영향을 받았다. 전업주부 자녀는 하루 1,357g, 전일 취업 여성 자녀는 1,297g의 음식을 섭취했다. 전업주부 여성 자녀의 권장섭취량 대비 단백질·칼슘 섭취율은 각각 191.5%·61.9%로, 취업 여성(단백질 173.6%, 칼슘 54.7%)보다 높았다. 이는 어린이·청소년은 어머니의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단백질은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으며, 취업 여성 자녀의 칼슘 섭취 부족 상태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뜻한다.

계 교수팀은 논문에서 “전일 취업 여성 자녀의 에너지(칼로리)·단백질·칼슘과 티아민·리보플라빈·나이아신 등 비타민 B군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여성 취업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어린이·청소년의 식생활 문제를 가정에 전적으로 맡기기 보다는 국가가 나서서 학교에서 체계적인 영양교육과 이에 맞는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어머니 취업여부에 따른 자녀의 영양소 섭취 수준과 비만 유병률 비교-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3-2015년) 활용-)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