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지원은 옛말…더 멀리 내다보는 기업 사회공헌

입력 2019-12-02 16:02
수정 2019-12-02 16:10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기부금을 내거나 장학금을 주는 일회성 활동은 ‘옛말’이 됐다. 각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추세다. 교육 격차 해소, 친환경 사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다문화 가정 지원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청소년 교육 적극 지원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하게 분산돼 있던 사회공헌 활동을 청소년 교육 중심으로 재편했다. ‘드림클래스’가 대표적이다. 드림클래스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생 강사가 수학, 영어 공부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학생 8만여 명, 대학생 2만2000여 명이 드림클래스에 참여했다.

LG는 지난 1월 262개 전국 아동사회복지생활시설에 공기청정기 3100여 대와 사물인터넷(IoT) 공기 질 알리미 서비스,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무상 지원했다. 최근에는 전국 433개 초·중·고교 등에 LG전자 대용량 공기청정기 1만100대를 공급했다. 전체 지원 규모는 220억원에 달한다.

LG는 저신장 아동에게 성장호르몬제인 ‘유트로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1500명이 넘는 저신장 아동이 도움을 받았다. 지원을 받은 아동들은 연평균 8㎝, 최대 20㎝ 성장했다고 LG는 설명한다.

삼성과 LG는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스마트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 주민과 저소득층에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LG디스플레이는 보육원, 영·유아원 등 아동복지시설에 첨단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IT 발전소 조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50곳과 중국 광저우 등 해외 4곳에 IT 발전소를 열었다.

전문성 활용하는 기업들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모빌리티(이동 수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시작한 ‘수동 휠체어 전동화키트 지원사업’은 장애인의 이동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모터와 배터리, 조종장치로 구성된 전동화키트는 자동차나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수동 휠체어의 장점과 이용이 편리한 전동 휠체어의 장점을 모두 갖춘 장비다. 다만 비싼 가격(170만~700만원) 때문에 장애인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느껴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대차그룹은 저소득층에 창업을 위한 차량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프트카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기프트카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현대차 포터·스타렉스, 기아자동차 봉고·모닝·레이 등 창업에 필요한 차량과 함께 세금 및 보험료를 지원받는다. 500만원 상당의 창업자금 및 창업 교육, 맞춤 컨설팅도 받는다.

SK그룹은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지난달 산업은행, 자산운용사 옐로우독, SKS PE 등과 ‘소셜밸류 투자조합 결성식’을 열었다. 조합은 질 높은 교육, 건강과 웰빙, 지속 가능한 도시, 기후변화 대처 등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분야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조합은 내년 초까지 500억원의 투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SK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활동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이를 위해 미얀마에 시멘트 소재로 만들어진 난로 형태의 조리도구인 쿡 스토브를 보급하고 있다. 열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과 나무 땔감 사용량을 줄이고, 조리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SK는 지난해 미얀마에 5만4000여 대의 쿡 스토브를 보급했다. 앞으로 5년간 미얀마 전역의 172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432만 대의 쿡 스토브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