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기업 다당앤바이오가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로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곽병준 다당앤바이오 대표(사진)는 1일 “내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허가 신청을 목표로 독성시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약물 독성시험을 하고 있다. 곽 대표는 “국내에서 동물시험을 마쳤으나 글로벌 임상을 위해 미국에서 독성시험을 다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당앤바이오는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시켜 뇌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곽 대표는 “장 속 균총이 균형을 잘 이루면 몸의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뇌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축적을 차단할 수 있다”며 “뇌질환 예방은 물론 치료 효과까지 내는 것을 생쥐 등 치매 동물 모델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6종이다. 치매 치료제인 ‘DDN-A-0101’, 파킨슨병 치료제인 ‘DDN-A-0102’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들이다. 치매 치료제는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등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고 예방한다. 그는 “장내 유익균이 개선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다양한 질환 발병을 억제한다는 게 연구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다당앤바이오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물이어서 장기 복용이 가능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치매 초기 증상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예방과 치료를 위해 장기간 약을 복용해도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11년 설립된 다당앤바이오는 70여 종의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 라이브러리도 확보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 등에 쓸 수 있는 기초 물질이다. 이 회사가 다양한 천연물 후보물질을 보유한 배경은 고분자 물질인 천연물의 작용기전을 밝히는 구조 분석 기술을 갖고 있어서다. 특정 천연물의 구조 분석에는 6개월에서 3년가량 걸린다. 곽 대표는 “원료의 약효를 나타내는 성분만을 추출해 내는 특허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했다.
다당앤바이오는 한경대, 충남대, KAIST 등과 산학 협력으로 치매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신약 개발을 해왔다”며 “부작용 없는 천연물 의약품 시장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