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3분기 누적 순이익 1년새 24% 급감

입력 2019-12-01 18:02
수정 2019-12-02 01:53
올 들어 생명보험사의 경영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보험 영업에서 손실이 커진 데다 투자 수익도 늘어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됐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생명보험회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올 1~3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1년 전(4조384억원)보다 24.3% 급감했다. 보험사들은 보험 영업으로 거둔 돈을 굴려 투자수익을 많이 내야 하는데, 양쪽 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본업’인 보험영업 부문에서 손실 규모가 18조457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8702억원) 대비 7.0% 불어났다. 불황과 시장 포화로 인해 수입보험료는 396억원 증가에 그쳤고, 해약과 만기가 늘면서 지급보험금은 4조191억원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들어오는 돈은 찔끔 늘고, 나가는 돈은 왕창 증가했다는 얘기다.

투자영업 부문의 이익은 18조66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외이익은 변액보험 수입수수료 감소 등에 따라 10.8% 줄었다.

업체 유형별로 보면 대형사(삼성·한화·교보)와 외국계(AIA·푸르덴셜 등 9개사)의 순이익은 각각 36.4%, 16.3% 줄었다. 반면 은행계(농협·신한 등 7개사)와 중소형사(미래에셋·흥국 등 5개사)의 순이익은 25.7%, 3.7%씩 늘었다.

금감원은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수입보험료 중심의 경영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소비자 수요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영업과 위험 관리를 효율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생명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가 올해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업계의 주력상품인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은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종신보험은 이미 들 만한 사람은 대부분 든 데다 1인 가구 증가로 젊은 층의 수요도 줄고 있다. 변액보험 역시 수익률과 직결된 주식시장의 침체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강화 요구가 강해지는 점도 생명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보험 해약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수익성 악화, 자본비용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어 전방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