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올해 내내 이어진 저물가, 지난달엔 바뀌었을까

입력 2019-12-01 17:36
수정 2019-12-02 00:25
여야 강경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차질을 빚게 됐다. 법정처리시한이 2일로 다가왔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시한 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015년부터 벌써 5년 연속 시한을 넘기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해에는 이맘때쯤 여야 예결위 간사 중심의 ‘소(小)소위원회’가 가동돼 실랑이라도 벌였다. 그런데도 처리가 6일이나 늦었다. 올해는 소소위 구성을 놓고 진통을 벌이느라 협상조차 제대로 안 됐다.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언제 열릴지 기약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수출, 물가, 고용 등 각종 경기지표는 최근 10년 내 최악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번주엔 정부 인사가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차기 총리, 법무부 장관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총리 후보로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회 상황에 따라 발표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은 물가 관련 지표를 잇따라 발표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동향이 가장 주목된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이례적으로 바닥을 기고 있다. 올 1월 0%대(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를 이어가더니 9월엔 사상 처음 마이너스(-0.4%)를 나타냈다가 지난달 보합세로 돌아섰다.

정부와 한은은 그동안 “저물가 기조가 연말로 가면서 완화되고 물가 상승률이 예년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물가에 이 같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을지가 관심이다.

한은은 3일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내놓는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0.4%였다. 잠정치는 속보치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잠정치와 같이 발표하는 GDP 디플레이터를 챙겨볼 필요가 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경제 전반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낸다.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4분기(-0.1%)부터 올해 1분기(-0.5%), 2분기(-0.7%)까지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오는 5일 10월 국제수지 통계를 내놓는다. 9월 국제수지는 74억772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10월(93억4880만달러) 후 11개월 만에 흑자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작년 9월(110억1300만달러)과 비교해서는 32.1% 줄어든 수치다. 올 1~9월 누적 기준으로도 414억6360만달러에 그쳐 2012년(261억2610만달러) 후 7년 만에 가장 작았다. 10월에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5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을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손해배상과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를 연다. 이 회의에선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회사의 손해배상 비율이 결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배상 비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