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는 한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이자 날로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를 어루만지고 공동체를 살맛 나게 만드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최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 행사를 열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인 42억5700만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며, 목표액을 달성하면 100도가 된다. 경제가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국적으로 사랑의 온도탑의 온기가 살아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차츰 확산돼 가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은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기부나 나눔을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일로 치부하고 있는 듯하다.
기부를 통한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웃에게 온정을 나눈다는 것은 많이 가져서가 아니다. 작은 정성이 모여 공동체를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자신의 작은 정성이 누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사랑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기부는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해준다.
특권만 누리고 의무는 저버린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이 시간에도 애타게 도움을 기다리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의 외롭고 힘든 삶을 따뜻한 마음으로 껴안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한 축인 기부문화가 더욱 퍼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작지만 나부터 당장 실천해야겠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