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서 살던 동네엔 유난히 유대인이 많이 살았다. 이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한 유대인들은 왜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까? 특히 그들의 경제적 풍요로움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내가 만난 유대인은 대부분 부유했고 많은 자녀를 두고 있었다. 주말에는 가족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 유대인이 특별히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들의 교육방식이라고 믿는다.
유대인의 전통 학습법을 두고 ‘하브루타’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우정’ 또는 ‘동반자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주제에 대한 충분한 자기 의견을 갖고 상대방에게 질문하며, 다시 상대방의 질문에 답함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혀간다. 자연스럽게 배려와 공감, 다양성과 창의성도 키운다. 태아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식사하며 질문하고 답하는 것 또한 하브루타에 해당한다.
유대인의 부모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주식을 사준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기보다는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준다. 유명 장난감 체인에서도 장난감과 동시에 주식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자녀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자본이 일하게 하는 방법’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한국인의 우수성은 절대 유대인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높은 교육열, 근면성 등은 한국이 갖고 있는 절대적인 경쟁력이기도 하다. 다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자녀들에게 돈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최근 수능시험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식에 관한 강연을 했다. 대부분의 학생은 주식투자에 대해 처음 듣는 듯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주식을 도박과 비슷하게 인식하는 듯했다. 다행히도 강연이 끝난 뒤 투자에 흥미를 가진 학생들이 따라 나왔다. 이어지는 학생들의 관심과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
곧 자녀들의 입학이나 졸업시즌이 다가온다. 가장 좋은 선물이 뭘까? 물건을 사주는 것보다 그 물건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선물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들이 금융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제독립’을 이룰 수 있다. 자녀들이 단순히 공부 잘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