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치 목소리 내는 변상욱 앵커? 필리버스터 대치 여야 충돌 속 한국당 비판

입력 2019-12-01 11:09
수정 2019-12-01 11:1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우파 청년에게 '수꼴(수구꼴통)'이라고 비판했다가 뉴스 진행석을 떠나있었던 변상욱 YTN 앵커가 다시 정치색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꼴' 발언으로 보수파의 반발을 샀던 변상욱 앵커는 약 한 달 간의 자숙기를 거친 후 지난 9월 30일 YTN 뉴스에 복귀했다.

당시 조지연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청년 연사의 가족까지 조롱했던 변 앵커가 한 달 만에 복귀한 것은 청년들의 분노를 철저히 무시하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부대변인은 "변 앵커는 막말 당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혔다’고 스스로 인정한 인물이다"라며 "철옹성 같은 진영논리를 한 달 만에 벗어날 수 있나. 뉴스를 공정하고 균형감 있게 다룰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찬형 YTN 사장은 당시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변 앵커를 뉴스 복귀에 대해 "소셜미디어(SNS)가 개인 표현의 자유 영역이더라도 당시 변 앵커의 글은 부적절했다"며 "하지만 그것으로 앵커석에서 내려오는 건 오히려 우리가 지키려는 공정성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고 이유를 밝혔다.

변 앵커는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 SNS 활동에 대해 "당분간 글을 올리는 것은 자제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정국이 어지러워서 상당히 민감해 있는 상황이어서 어떤 글을 어떻게 올리든 간에 짧은 글을 가지고 뜻을 다 전달하는 데도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 반성 탓일까. 변 앵커는 복귀 후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만 SNS에 간혹 다룰 뿐 정치색을 걷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여야의 필리버스터 대치 정국 속 이른바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의 처리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대신 관련 기사들의 링크를 걸며 확실한 정치색을 또 다시 드러냈다.

변 앵커가 최근 페이스북에 게재한 기사는 "한국당 '무한 폭주', 민생법안까지 발목", "홍준표 '민생법안 처리 막은 한국당, 여론 악화 어떻게 감당할 건가", "'어린이법' 계속 밀렸다 '야만의 정치, 선의 있는 줄'", "유족들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에 통곡", "나경원에 쏟아진 질문 '대한민국 국민 맞나'" 등이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패스트트랙 법안 중 검찰개혁 법안도 이틀 뒤 본회의에 부의되는 만큼 여야는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29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정국은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곧 '협상 결렬'이라고 판단, 한국당 없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관철하겠다고 천명했고, 한국당은 '필사 저지'를 외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비난이 빗발치자 선심 쓰듯 선거법 개정을 철회하고 법안 5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수용한다면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을 본회의에 상정시켜 준다고 했다"며 "알리바이 조작을 넘어 아이들 안전 관련 법을 정치적 볼모로 삼는 패악질에 할 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어린이 안전법안, 그리고 각종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그 요구를 차갑게 외면한 쪽이 바로 여당"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에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즉각 본회의를 열어라"라며 "본회의가 열리는 즉시 우리는 시급한 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앵커는 지난 8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당 주최 서울 광화문 한 집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한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씨에게 '수꼴'이라는 단어를 써 논란이 됐다.

변 앵커는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라는 백씨에게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