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를 알 수 없는 흥미로운 컨셉과 시원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버추어 유투버 ‘아뽀키’가 복면 토크쇼에서 아이돌 ‘whoo’와 함께 출연해 주목 받는다.
복면가왕을 이어 복면토크쇼 컨셉의 코너는 몸 전체를 인식하는 버츄얼 기술로 출연진을 철저히 숨기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본인을 현역 아이돌이라고 소개한 곰인형 캐릭터 ‘whoo’는 어떻게 본인이 현역 아이돌인 것을 믿을 수 있냐는 질문에 날렵한 몸놀림으로 이를 증명했다. 이로 인해 몇몇 키워드로 팬들 사이에서 그가 누구인지 밝혀내고 있지만 확실한 정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물이 아닌 가상의 2D 혹은 3D 캐릭터를 내세와 활동하는 유튜버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유투버들은 본인이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을 선호했지만, 버추얼 유튜버는 철저히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이다.
지난 4월 첫 유튜브 방송을 시작을 한 버츄어유튜버 아뽀키는 매주 다양한 장르의 곡을 커버영상을 올리고 있다. ‘아폴로 11호’와 ‘토끼’의 합성어로 위대한 첫발을 내딛는 시도라는 의미와 함께 범우주적으로 유명해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아뽀키는 분홍색 귀에 깜찍한 외모를 지녔지만 반대로 화끈한 말투와 걸걸한 목소리를 지녔다. 태어난지 6개월이라지만 90년대 노래를 불러대며 뽀키가 아닌 복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당찬 토끼 아뽀키는 자그마한 방안에서 노래를 하고 방송을 하지만 언젠가 본인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큰 돈을 벌겠다고 말한다.
아뽀키의 매력은 디즈니 영화에 나올 법한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시청자 댓글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이다. 아뽀키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통해 애니메이션 공정부터 최종 렌더링까지의 중간 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촬영단계에서 해결 한 뒤 초당 60~90프레임의 결과물을 즉시 만들어서 제작되고 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시청자와 소통이 불가능했던 기존의 애니메이션의 틀을 넘어선 아뽀키는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옷이 리뉴얼되기도 하고 게스트로 버츄얼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매주 변화가 가능하다.
한편, 아뽀키는 디지털 셀럽으로써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 7월 개최했었던 2019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했으며, 지난 9월 한국 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 참석하여 오프닝을 담당하고, 대통령과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아뽀키의 기술을 입증했다.
기자회견, 오프닝영상, 영화관 안내영상 등 다방면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복면 토크쇼라는 새로운 유투브 장르를 만들어 내는 버추어 유투버 ‘아뽀키’가 제2의 3D 펭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