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대한민국 외교의 운명은? "靑, 미국 지소미아 연장 압박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

입력 2019-11-29 15:23
수정 2019-11-29 15:2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미국 대선에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을 결정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숨 가쁜 외교 행보가 펼쳐지고 있다.

30일 방송되는 아리랑TV 에서는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출연해 그리고 존 닐슨 라이트 영국 채텀하우스 선임연구원과 수 킴 미국 랜드 연구소 정책분석관과의 화상연결을 통해 각국의 분석을 들어qhs다.

이신화 교수는 미국 국내 정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미 정계에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견제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북한카드를 쓰고 싶어 하겠지만 큰 합의를 성사시키기 전엔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리고 최근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전방 섬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것을 두고 “창린도 해안포 사격은 북미협상에 문제가 생길 때 한국 정부가 북미 양국 중 어느 편을 드는지 지켜보겠다는 의미이자, 미국에게는 어떠한 군사적 조치라도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해석했다.

이어, 존 닐슨 라이트 영국 채텀하우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한반도의 안보를 악화시킬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문제때문에 대북협상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 한국 정부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북한에게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면서 “따라서 이제까지 해 온 정치적 투자가 물거품이 되지 않게 북미대화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3차 회담이 열릴 경우, 북미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북미 양국이 어느 정도의 합의를 이룬 후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그간 정치적 투자를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결실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북한에게 양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양보하려면 빅딜 개념은 다시 재정의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지소미아 종료일인 지난 22일, 청와대가 ‘조건부 연장’이라는 결정을 내린 배경을 두고 “지난 8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렸을 때 미국과 모종의 사전협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면서 “미국은 이러한 결정이 자국의 안보동맹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한국을 압박했는데, 청와대에서는 이러한 압박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리고, 수 킴 미국 랜드 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미국이 한일 간 외교 중재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 “미국이 중재에 나서서 한일 양국 중 한 국가에게 타협을 요구하는 것은 단기적인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한미관계나 미일관계, 한미일 3국 관계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막으로, 이신화 교수는 한미일 3자 안보협력과 한미동맹이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건부 연장이긴 하지만 한일관계, 한미관계, 한미일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면서 “다만,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한국이 좀 더 전략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수십 년간의 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동맹국가라고 칭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반도 외교의 현실을 짚어볼 아리랑TV 36회는 30일 낮 12시 30분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