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유럽연합(EU)으로 들어오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쿼터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철강·자동차 관세, 항공사 보조금 등을 두고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EU가 먼저 미국에 손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457표, 반대 140표, 기권 71표로 내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쿼터를 늘리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EU는 호르몬이 함유되지 않은 소고기의 연간 수입 쿼터 4만5000t 가운데 약 80%(3만5000t)를 미국에 할당할 계획이다. 7년간 단계적으로 쿼터를 늘리는 방식이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이번 합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긴장 완화를 위한 동일한 노력을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럽의회는 이날 미국에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고, 자동차 관세 인상 위협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 또 항공기 제조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의 불법 보조금을 둘러싼 분쟁도 함께 해결하자고 미국에 요구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달 2일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불법 보조금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18일부터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EU도 보잉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