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열어보라…어느새 들어온 '카카오 가상화폐·지갑'

입력 2019-11-29 13:49
수정 2019-11-29 18:05

“카카오톡 ‘더보기’ 탭을 열어보면 예쁜 아이콘의 ‘카카오콘’이 있어요. 콘으로 멜론 서비스 일부를 이용할 수 있죠. 내년 상반기에는 디지털 지갑 ‘클립’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카카오톡 4000만 유저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모스스튜디오에서 열린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써밋 2019’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가 전면에 나서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암호화폐) 서비스 대중화(mass adoption)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행사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클레이튼을 공동 운영하는 파트너사들이 참석했다. 거버넌스 카운슬(GC)은 탈중앙화 구현을 위해 클레이튼의 주요한 기술·사업 의사결정을 비롯해 합의노드 운영을 맡는 참여 기업들 연합체다. 6월 말 클레이튼 론칭 후 30여개 GC 파트너사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카카오 역시 LG전자 SK네트웍스 GS홈쇼핑 한화시스템 넷마블 셀트리온 등 유명 국내 기업들, 필리핀 유니온뱅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등과 함께 GC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그라운드X의 모회사이기도 한 만큼 카카오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여 대표는 “이용자들이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GC가 출범했다”면서 “카카오도 멤버로서 리워드 프로그램 콘을 출시했고,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선 디지털 지갑 클립이 들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클립을 가득 채워 잘 활용하게끔 카카오 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콘은 멜론 뮤직어워드 참여 등에 쓸 수 있다. 또 카카오 사내 디지털 신분증(DID) 활용 등을 통해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 토대를 열심히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도 “카카오는 가장 든든한 우군(友軍)”이라며 거들었다.

일종의 통합 포인트인 카카오콘은 올해 9월 출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든 서비스로 넓은 의미의 디지털 자산이라 볼 수 있다. 단 사용성에 초점을 맞춰 시세변동에 민감한 기존 암호화폐와는 차별화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클립은 클레이튼 기축 토큰(암호화폐) ‘클레이’와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비앱)에서 사용하는 토큰들을 보관할 수 있다. 그라운드X가 클레이튼 기반으로 개발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노출하는 게 포인트. 여러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암호화폐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여 대표는 블록체인을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 기술로 보고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4차산업 핵심기술 대응을 강조한 그는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카카오브레인을 만들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집중을 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론칭한다. 4차산업 토대가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응하려 지난해 그라운드X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GC 형태는 세계 최초인 만큼 산업적 의미가 크다. 유명 아시아 기업들이 GC에 참여해 탄탄한 발판을 마련했으니 클레이튼이 글로벌 최고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도약하도록 함께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클레이튼의 일간 트랜잭션(거래량)은 평균 50만~70만으로 이미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을 따라잡았다고 한재선 대표는 소개했다. 그는 “파트너사들이 실생활 활용도가 높은 비앱을 개발해 론칭 후 5개월 만의 단기간에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대표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거버넌스는 인터넷·클라우드와는 또 다른 도전적 실험이다. GC 멤버들은 새로운 경험과 함께 새로운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써밋이 훗날 블록체인 역사에 남을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고 의미 부여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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