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이 위축됐지만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명품 고성장세가 앞으로도 백화점 업계의 매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덜 추운 날씨로 패션·잡화 판매가 줄어 백화점의 기존점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은 1.1% 감소했다.
백화점의 경우 구매건수는 8.4% 감소했지만 명품의 활약으로 구매단가는 4.9% 올랐다. 상품군별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것은 명품인 해외유명브랜드였다. 매출증가율이 20.5%를 기록했다.
명품은 불황 속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 양극화 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과시하기를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부터 2004년생까지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친 합성어)의 소비성향과 맞물리며 올 들어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있다.
전문가들은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의 선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명품 판매 증가는 백화점 매출 성장의 기반"이라며 "명품에 강한 신세계의 경우 3분기 기존점포 총매출 성장률이 4.6%를 기록했는데 명품 매출이 33% 뛰어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소비 양극화에 따라 중저가 잡화와 의류 매출 하락은 가속화 될 것"이라며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신세계와 경쟁사 간의 기존점포 매출 성장률 차이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11월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1월 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의류 매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업체들이 진행한 대규모 쇼핑 행사 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주말·공휴일수가 지난해 11월보다 하루 늘어나 기존점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채널별로는 명품 고성장을 중심으로 의류 부문까지 회복세가 확인되는 백화점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할인점 역시 장기간 이어져온 기존점 매출 역신장세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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