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기장이 짧은 '숏패딩'의 전성 시대가 열렸다. 올 겨울이 평년보다 덜 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활동성을 강조한 숏패딩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올 숏패딩은 뉴트로(복고) 열풍을 반영해 원색과 통통한 부피감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29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숏패딩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통상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숏패딩은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인 70~80cm를 의미한다.
가을부터 일찌감치 숏패딩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9∼10월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패딩 매출 중 숏패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71.3%였다. 패딩 구매 고객 10명 중 7명이 숏패딩을 선택한 셈이다.
숏패딩을 찾는 발걸음이 늘면서 아웃도어와 패션 업계도 앞다퉈 숏패딩을 내놓고 있다. 최근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구스 롱패딩을 숏패딩 버전으로 재해석한 '수퍼 에어 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케이스위스는 '차은우 숏패딩' 4종을 내놨다. 앞뒤 길이가 서로 다른 핏으로 활동성과 스타일을 강화했다. 오른쪽 소매의 브랜드 로고 라벨과 투톤 컬러블럭 배색이 레트로 풍을 자랑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도 거위 솜털과 깃털을 8대2로 배합한 숏패딩을 출시했다. 목을 덮는 하이넥 스타일을 담았고, 우수한 벌키성(충전재의 부풀어오르는 성질)을 앞세워 뉴트로 감성을 살렸다.
한 번에 두 가지 스타일을 낼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숏패딩도 나오고 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이하 르꼬끄)도 하이브리드 숏패딩 틴트다운을 선보였다. 겉면과 안감이 그린-퍼플, 레드-핑크, 옐로우-블랙, 화이트-네이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쪽은 반짝이는 유광 소재, 다른 면은 무광 소재로 앞 뒷면을 바꿔 두 가지 스타일로 활용할 수 있다.
네파가 출시한 듀오 리버시블 부클 다운 패리스는 패딩과 플리스를 합친 제품이다. 한쪽은 플리스, 다른 쪽은 다운 우븐 겉감이 적용된 아우터로 구현했다.
이처럼 숏패딩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날씨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올겨울 대륙고기압 세력은 평년보다 강하지 않아 겨울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며 "서인도양과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평년보다 높게 유지돼, 동아시아 기온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