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놀자" 캣콜링 무시하자 살해당한 여대생…미국 전역 '충격'

입력 2019-11-28 18:10
수정 2019-11-28 18:11

미국서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헌팅을 하는 이른바 '캣콜링'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19세 여성이 피살당한 사건이 발생하며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27일(현지시간) CBS뉴스 등 다수 외신매체는 26일 검찰이 도널드 서먼(26)을 1급 살인 및 성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수사과정에서 서먼이 초면인 피해자 대학생 루스 조지(19)가 예쁘다고 생각해서 말을 거려 했는데, 무시당하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서 23일 시카고시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에 재학 중이던 피해자 조지는 대학 내 사교클럽 행사에 갔다가 밤까지 귀가하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조지는 본인의 차량 뒷자석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됐다. 조지를 발견하자마자 경찰은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조지는 결국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CCTV를 확인한 검찰은 가해자 서먼이 처음보는 조지에게 캣콜링을 시도했지만 조지가 무시하자, 서먼은 조지를 조지의 차 안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무참하게 살해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조지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한 여대생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캣콜링을 당한 적이 있다"며 "그럴 때마다 우리도 조지처럼 (남자를 무시하며 길을 걷는 등) 행동했다. 너무 두렵다"고 전했다.

이 사건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캣콜링이 점점 여성에 대한 실체적 위협으로까지 번지는 일이 잦아지자 해외에서는 캣콜링에 대해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캣콜링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최대 750유로(98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모르는 남성이 여성의 얼굴에 10~20㎝ 안쪽으로 다가와 말한다거나, 거리에서 계속 쫓아오는 경우, 여러 차례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경우 등 처벌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스토킹처럼 '지속적 괴롭힘'이 아닌 헌팅 등과 같은 길거리 성희롱을 규제하는 법안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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