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를 쇼핑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VMH가 귀금속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인 만큼 긍정적이란 분석을 내놨다.
LVMH와 티파니는 현지시간 24일 주당 135달러(약 16만원), 인수 총액 162억달러(약 19조674억원)에 인수합병(M&A)에 합의했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양측은 "LVMH의 티파니 인수가 귀금속 시장에서 LVMH의 입지를 키우고 미국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티파니 인수로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에서의 LVMH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VMH는 귀금속 브랜드로 불가리, 쇼메 등을 거느리고 있지만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에 비해서는 해당 시장에서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최근 명품시장의 '큰손'인 중국의 20∼30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티파니와 함께 적극적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티파니 매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한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M&A에 대해 "LVMH와 티파니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며 "미국 주얼리 시장에서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LVMH의 영업전략과 티파니의 브랜드 파워가 더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도 "M&A 규모가 크지만 LVMH 전사 규모를 고려하면 재무상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아니다"며 "기존 보유 브랜드인 불가리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던 중상급 주얼리에 대한 수요를 티파니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이번 M&A로 LVMH의 글로벌 명품 시장 내 저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 규모는 꾸준히 브랜드들을 사들이면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으로 성장한 LVMH의 역대 인수 사례 중에서도 최대 수준이다. 인수가는 지난 10월 LVMH가 제안한 주당 120달러(약 12만원)보다 10% 넘게 뛰었다. 티파니가 인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협상을 거절하자 LVMH가 가격을 높여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LVMH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펜디 지방시 등 7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1837년 창업주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열며 시작한 티파니는 미국을 대표하는 귀금속 기업이다. '로빈 에그 블루'로 불리는 특유의 푸른색 상자 포장으로 유명하다. 현재 전 세계에 30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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