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오후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연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초조함에 전략적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4시59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 두 발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사체 도발은 올 들어 13번째이자,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한 지 28일 만이다. 합참은 이번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했다. 비행거리와 속도, 고도 등을 감안해 일단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했다. 구체적인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전동진 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부장은 “이런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시험발사한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 방사포를 개량해 속도와 사거리를 탄도미사일급으로 높인 신형 무기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의 발사 간격은 30여 초로 분석됐다. 지난달 31일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 간격(약 3분)과 비교하면 사실상 연속 발사가 가능한 수준에 다가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체 도발이 지난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이뤄진 해안포 사격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연말로 못박은 비핵화 협상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 거두자,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레드라인’을 밟지 않는 선에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해안포 사격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감시 작전 비행을 강화해 왔다. 28일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정찰기인 ‘E-8C 조인트스타스(JSTARS)’와 미 해군 정찰기인 ‘EP-3E’가 이날 순차적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쳤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